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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ing 2013
신현진, 연재- 소설드로잉
미술계의 음모와 비련의 막장 드라마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무대로 펼쳐지는 예술인들의
음로를 허구로 지어낸 소설드로잉을 드로잉 신문을 통해 연재합니다.

“드로잉은 펜을 쥔 사람에게 자유를 허용합니다. 내용으로부터 형식으로부터 그리고 작가라는 정체로부터.”

작가 소개
글. 신현진 / 큐레이터

신현진은 예술경영학과에 가면 큐레이터가 되는 줄 착각하고 예술경영학과를 가서는 게을러서 진로를 안바꾸고 그리고 운좋게 큐레이터로 그리고 매니저로 대안공간에서 10여년을 일하다가 한계에 부딛혀서 그리고 자신의 넘처나는 작가적 에고에 시달리다가 공부의 한을 풀고자 들어간 학문의 길에서 빨갱이적인 사고에 물들어 한편으로는 권위를 뺀 비평의 내용을 담은 소설을 쓰겠다는 밀리언셀러 소설가 지망생이고 한편으로는 신자유주의와 현대미술에 있어서의 제도적, 그리고 존재론적 관계를 고민하는 논문을 준비만 하는 만학도이다. 목표는 올해에 끝내는 것이라고 일단 작년 말부터 광고하고 다닌다. 테이크아웃드로잉 프로그램의 참여는 이러한 사고의 단계와 테이크아웃드로잉과의 조우가 빚어낸 해프닝이다. 테이크아웃드로잉과 거기에 참여하는 작가와 작가의 작업을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바라보고 이것을 웃기게 소설화하는 것이 꿈이다.

미술계의 음모와 비련의 막장 드라마
<미술계의 음모와 비련의 막장 드라마>는 예술계에 있을 법한 사건들을 소개하는 허구의 시나리오이다. 테이크아웃드로잉에 참여하는 작가와 작가의 작업, 그리고 가상의 예술계 인물과 가끔 실제 인물의 이름도 뒤섞으면서 예술계와 현대미술을 웃긴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고자 한다. 연재소설의 형식으로 소개되는 본 소설 드로잉은 소설에 예술비평적 내용을 담아보겠다는 밀리언셀러 소설가 지망생인 신현진의 4번째 야심작이다.

 

제 1화- 2013년 5월 26일자 기록 (이야기의 발단 배경)

여기 적는 이야기는 올 해 나와 나의 동료가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대상으로 기획한 한국미술계 재진입 플랜의 이모저모를 남기는 현재 진행형의 기록이다. 나의 이름은 진서이다. 나는 삼십 대 중반의 개념미술 작가이다. 미쿡 유학도 무사히 갔다 오고 전시기회도 근근이 가지니 작가라는 이름을 버리기엔 아쉬움을 갖고 사는 여자다. 작품의 컨셉이 살짝 -아마 2%- 모자란다고 친구들이 그러는데 그래서인지 한국 미술계에서의 나의 위치는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엔 확고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큰 전시에서 부르는 빈도 수는 점점 적어진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날 불러주는 전시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작가 인생에 있어 절대 절명의 위기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뭐라도 일을 치고야 말리라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여섯 명의 동료 작가와 작당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시기적 배경은 2013년 현재, 무대는 미술계와 테이크아웃드로잉이다. 몇 년 전부터 대안공간이라는 이름의 전시장이 지루하지 않은 전시를 만들려고 기를 쓰더니 이젠 덩치 큰 미술관들도 분관을 따로 열어 대안공간과 비슷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화이트 큐브의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대림미술관이 문을 연 ‘구슬 모아 당구장’에서는 폐품을 활용한 실용상품디자이너 단체인 길종상가의 디자인 상품을 보여줬다. 아르코 미술관도 이 소설의 장소적 배경이 되는 테이크 아웃 드로잉의 분점을 미술관 한쪽 구석에 내도록 해서 예술프로그램을 돌리도록 했었다. 테이크 아웃 드로잉은 이제 녹사평에 분점을 하나 더 내어 작가들을 한달 이상 동안 초대한다. 초대된 작가는 자신의 기획안을 발전시키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가시화한 전시행사로 끝을 맺는 것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인데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인기가 올라가는 중이다. 그래서 우리의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우리의 타겟이 되었다. 여기는 녹사평에 사는 사람들을 다룬 <이웃>때처럼 특정 장소가 가지는 요소들로 작품을 만드는 장소특정적 예술을 소개한다던가 그런 동네 주민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정신을 가진 커뮤니티 아트를 강조하고, 그리고 요즘처럼 장르가 무너지는 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시인과 사회학자, 건축가, 연극인 등이 일을 벌이도록 하기 때문에 테이크 아웃 드로잉이란 어떠 어떠하다고 한 마디로 규정하기란 녹록하지 않다. 주인장인 Samsung 이라는 여인네도 마찬가지다. “우리와 동행해요~” 와 같은 서류 쓰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무서워할 만한 그의 어투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살짝 느끼할 만큼 모호하다. 아마도 그가 작가 출신이라서 그런가 보다.
같이 공모 중인 여섯 명의 동료 작가들도 “그래서 우리의 컨셉이 애매모호하게 만들어지더라도 괜찮은 겁니다. 기본 컨셉이 너무 간단명료해져 버리면 변형도 어려운데다 관객에게 비평의 기준자를 내어주는 겁니다. 그야말로 그 애매모호함에서 ‘예술적 자유’가, 마술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면서 테이크 아웃드로잉이 우리 컨셉을 테스트해 보는데 안성맞춤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근디 여기는 올해 프로그램을 이미 다 짜놨겠죠잉? 공모도 이미 끝났쓰요 아마?” “그럼요. 여기가 우리 프로젝트를 받아들인다 해도 진행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 거에요. 아까 보니까 못 보던 작가들이 왔다 갔다 하던데요. 손님 같지는 않고 <방으로의 여행> 작가인 최장원, 정예랑 씨겠거니 했어요. 우리보다 훨씬 더 어린 친구들 같던데요.” “걔네 들은 건축가래.” “그럼 신진작가로 생각해야 할까여 아님 우리랑 상관 없다고 해야 할꺼나요?” “일단 전시가 올라가면 그리고 후속 작업을 보면 결판이 납니다.” “우리랑 비슷한 작가나 프로그램은 없어? 없다면 테이크 아웃 드로잉이 우리한테도 관심 없을 거라는 거 아냐.” “킴킴갤러리가 나중에 외국작가랑 페스티벌을 개최 한다고 그랬습니다. 킴킴갤러리는 대안공간 같은 전시를 기획하는데 상업화랑을 표방하면서 작품판매를 시도한다니 제도비평1이라는 맥락에서 읽혀질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랑 같은 부류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유명 시인도 포함된대요. 이장욱씨요.” “요즘엔 정통적인 예술은 아예 자리를 못 붙이는 거야?” “아뇨, 강홍구 작가님도 전시한다는디여. 산에 대한 프로젝트라카니 산을 찍은 사진이겠죠잉?”
강홍구…… 작가는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12월경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테이크아웃 드로잉에 왔을 때 우연히 마주쳤었다. 같은 전시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인사만 한 번 나누었을 뿐인데 내 얼굴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전시 기획회의를 하러 왔다며 자기 얘기도 하고 이것 저것 물어봐 주시는 것이 불루칩 작가는 사람 다루는 매너부터 다르구나 싶다…… 사십 대 중반을 넘어가지만 훤칠한 키에, 훈남 형의 잘생긴 외모, 오랜 동안 등산으로 다져진 근육, 구리 빛 피부를 가진 그는 한마디로 매력적인 남자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않을 줄도 알고 순정마초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아마도 순정 로맨스 물에 의례 주인공으로 나오는 파비오 정도가 아마 그를 제대로 표현한 것이리라. 게다가 눈물 한두 방울쯤은 쉽게 흘릴 줄 알 듯한 풍부한 감성도 보인다. 이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고 딴생각에 젖어있는데 시니컬한 남희가 갑자기 박수를 치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낸다.
“아하! 생각났다. 생각났어! 우리 이름을 공모라고 하면 어때요? 우리가 공모하는 중이고 나중에 공모도 할 거잖아요. 게다가 우리가 공모를 한두 번 해봤나? 공모하면 한 공모 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 “나쁘지 않은데…… 공모라…… 다른 사람들 이견은 없어요?” “이견이 아니라 우리가 가상으로 만드는 이상적인 예술가 상(像)이 공식적으로 증명되는 수단이 공모일 텐데 정답이네요.” “성씨를 한씨라 할텨? 그럼 너무 티 나지 않능가벼?” “너무 단도직입적이지 아닐까요?” “내가 생각하기에는요 이름이 실마리를 던져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그게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집단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답이 뻔해지는 결과가 되니까 김이 확~ 빠져버릴 거에요. 이름이 ‘한 공모2’든 뭐든 간에 그 사람이 실재로는 우리라는 것은 절대로 밝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 참…… 그럼 우리가 미술계에서 잘 나가보려고 컨셉을 작당한 건디 우리가 그 사람(들)이라고 밝히지 않으믄 계속혀서 방바닥을 긁어야 한다는 것 아닌감요?” “한 공모가 누구냐고 물으면 우리 모두 자기의 예명이라고 그러면 어떨까요? 서로 자신이 한공모라고 주장 한다면 혼란스러워서 더 신비감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 작업과는 구별되는 연작의 프로젝트 물이라서 다른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하면 될 듯 합니다.” “글쎄… 그래도 바로 들통날 것 같은데.” “디테일을 물어보면 별거 아니에요오~ 그래 부러.”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가 그룹 프로젝트라는 것을 언제 밝혀야 옳아?” “일단은 그 프로젝트가 어디까지 가는가에 그리고 얼마만큼 성공하는가를 먼저 주시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너무 오바해 버리면 슬쩍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어야죠.” “에이이, 찌질허긴.” “어쨌든 우리의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기나 해야 정체를 밝히고 말고 할 일이 생기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면 밝히고 말고 할 기회조차 없을 거야.” “그게 말입니다. 우리들이 우리들 각자의 참자아를 따로 두고 인정투쟁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지위상승의 헛바퀴질 속에서 맴돈다는 것은 우리가 스놉의 비천한 의식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포스트포디즘의 비물질노동으로 만들어진 상징적 재료는 널려있고 우리는 그것을 공동작업 안에다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를 논의하는 시점이 곧 올 텐데 그 때는 우리가 스노비즘을 극복할 만한, 우리들 모두가 향할 수 있는 혹은 공유할 수 있는 윤리적인 인간의 모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3
“……” “어……” “……” “(- -;),” “(쟨 뭐니),” “음…… 음……. 그니까아, 이상적인 예술가 상은 잘생기거나 이뻐야겠다, 그지?” “우리 중에 그런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있나?” “푸하하하하.” “진서가 걔 중 근접하긴 하는데…. 진서야 근데 너는 이제 다이어트 좀 작작해라! 몇 주 사이에 더 마른 것 같아.”
(다음 호에 계속)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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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도비평. 1960년대 시작된 개념미술의 한 부류. 화이트 큐브라는 미술관이나 상업화랑의 건축적 조건 아래에 놓여진 예술작품을 고전적 상징기호로 읽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사회적 시스템의 하부 구조의 하나로 상정하고 예술제도 안에서 오브제가 예술작품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제도의 작동 자체를 해체해서 전면에 드러내었던 미술사조. 동시대의 예술 실천에 와서는 제도비평은 신자유주의적 경제적 환경과 예술제도와의 관계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2. 한 공모라는 이름은 2012년 인사미술공간에서 소개된 << 한선정 개인전, 책상 위의 한선정 작가는 결국…>>의 작가 한선정이 9명의 이력을 한데 모아 탄생한 가상의 작가라는 아이디어를 모방한 것입니다. 한선정 작가님들 미리 감사 드립니다.
3. 심보선 김홍중 공저. <87년 이후 스노비즘의 계보학>, 문학동네, 2008년 봄호의 내용을 짜깁기 했습니다.

 

제 2화 –2013년 7월 25일자 기록(사건의 전개: 공모하다)

여기 적는 이야기는 올 해 나와 나의 동료들이‘테이크아웃드로잉(이하 DRAWING)’이라는 전시장/카페를 대상으로 계획한 한국미술계 재진입 플랜의 이모저모를 남기는 현재 진행형의 기록이다. 오늘로 딱 13번째 모임을 가지는 나와 4명의 인물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나, 진서는 스타작가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된 범죄적 마스터-마인드를 가지고 싶은 개념미술가다. 성격은 표리부동이다. 생각은 싼마이, 겉은 우아라고나 할까? 다음이 민준이다. 그는 순진하고 이론서와 잡지만 읽고 지내는 사람이라 미술사와 정보만 능통하다. 남희는 단무지다.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랄 맞아서 생각을 절대로 가슴에 묻어두는 일이 없는 조각가다. 그리고 영주는 밋밋하고 예의 바른 미디어 작가이고 마지막이 철주 오빠인데 약간 모자란 듯 촌스러운 매너의 소유자이다. 그렇지만 모험심이 가득한 화가라서 우리의 계획을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 애매모호하다. 이렇게 우리는 도합 5명이다. 여지껏 미팅에서 결정된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면 첫째,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합하면 예술계에 먹힐 만한 꼼수가 하나쯤 나오리라는 생각이다. 둘째, 우리에게 아무런 혜택도 돌아오지 않는 예술계의 제도를 비판하자는 거다. 그러니 제도비평1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하기로 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셋 째, 아이디어만 합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각각의 이력을 합해 정말 끝내주는 스펙의 작가 한 사람을 만들어 내고 그 사람이 스타작가가 한번 되면 예술제도에 펀치를 한방 먹이는 셈이 될 것이라는 딴지정신이다. 그리고 그 가상의 인물의 이름을 한공모2라고 부르자는 것이 우리가 네 번째로 동의한 사항이었다.

우리의 미팅은 언제나 그렇듯이 DRAWING전시를 보고 나서 한 블록 떨어진 중국집 희래등에서 짜장면+ 탕수육 세트를 먹으며 회의를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오늘도 DRAWING이 주최한 <방으로의 여행>전시에 대해 뒷담화를 까면서 거기에 비추어 어떻게 하면 이 단체에 잘 먹히는 계획서를 만들어 낼까를 고민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프로젝트가 짜잔~ 하고 보여졌을 때 어떻게 하면 미술계가 크게 관심을 가져줄까가 고민의 목표다. DRAWING의 뉴스레터를 하나 집어들고 온 영주가 이번 전시를 다룬 기사와 사진을 보면서 조금은 부럽다는 듯이 한마디 한다. “참, 차암~한 커플이네요. 신혼부부같이 보여요.” “남자랑 여자가 같이 앉아만 있으면 다 커플인겨? 저 두 사람은 궁합이 별루여, 별루.” “왜요? 어머, 궁합도 볼 줄 아세요? 나두 봐주지.” “작품 걸어 놓은 걸 봉께 한 사람은 싸돌아 댕기면스 이 사람 저 사람 하구 야그를 많이 했능거 같은디 결론이 추상이잖여. 근디 딴 사람은 방이란 무엇잉가라는 정의에서 시작혀서 가난한 사람이 사는, 거 뭐시여, 쪽방 같은 사연 많은 구체적인 방들을 찾아 내설라믄 그런 방을 아예 전시장에 지어부렀써야.” “아아~ 매크로와 마이크로의 만남이라고요?” 민준이가 한마디 한다. 아니 열마디겠지. “저도 철주형이랑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인데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최장원씨가 정예랑씨보다 좀 더 작가적 정체성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방주인들의 주관적인 경험을 수렴하지만 그것이 예술 오브제로 시각화 될 때에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전환한다는 일관성 있는 작가의 문법이 발견됩니다. 그러니 최장원이라는 여과지를 통과하면 이런 추상작품으로 바뀌는 거다라는 상상이 가능하다는 거죠. 그런데 재미는 없네요. 왜냐하면 세상을 바꾼다, 공을 던지겠다, 개인과 사회의 삶의 모습들을 살펴본다, 등등 작가노트에는 하겠다는 의도는 많았는데 결과는 구체적이지 않은 점-선-동그라미의 드로잉으로 나와버리니까 허무하죠. 이와는 다르게 정예랑씨 작품의 경우는 결과물의 앞뒤 논리는 잘 맞아 들어가는데 건축설계 노트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쓸쓸하거나, 소박한 이야기를 찾아서 그것을 건축설계에 반영하겠다는 의도와 리서치 과정이 나와있고 스토리들은 구체적으로 오래된 문짝이나 벽돌벽과 같은 건축적 조형물로 현실화되어 있어요.” “그럼 미술이 아이고 건축인 겨?” “여기가 미술에만 연연하지 않는다는 거죠.”

“여기 뉴스레터를 봐도 미술과 다른 장르의 경계짓기는 여기 관심사가 아닌 것 같아. 참여자들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보는 것이 우선이지 예술계의 입장에서 뭐가 좋네 나쁘네를 쓰지 않잖아” 여기의 뉴스레터는 두 작가의 취미, 작업할 때의 버릇, 추구하는 이상, 그리고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신메뉴 등등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은 예술적 영감에 흠뻑 젖어있는 환상적인 예술가 이미지를 상상하기에 좋은 실마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해야 할 얘기가 DRAWING에 지원하는 작가 한공모를 어떤사람으로 브랜딩 할 것인가, 그리고 그 브랜딩으로 만들어진 만들어진 인물이 제안 할 법한 컨셉의 프로젝트와 그의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야 하는 일인데 나중에 만약 DRAWING이 우리를 뽑아 준다면 성공적인 프로모션도 될 것 같다.

나는 중국집의 눈치도 보이고 해서 어서 오늘의 회의 주제로 넘어가자고 제안했고 영주가 제일 먼저 말을 꺼냈다. “한공모는 어떤 사람인 게 좋을까요? 스마트해 보여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께 지난 번엔 한공모가 멋있어야 한다고 말하믄서 끝났재?” “한공모의 캐릭터는 멋지다거나 최고가 되기 위해 매진하는 모습까지만 허락되는 스놉으로서의 진정성을 극복하는 인간이었으면 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지향할 수 있는 혹은 공유할 수 있는 윤리적인 인간의 모습까지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문화가 진정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회라 작품 하나 하나가 완성되어 갈 때 마다 한공모의 인간적 면모까지 변하게 하지는 말아야겠고 혹은 변하더라도…” “그랴아, 그랴, 그러니께 이뻐야 혀, 아님 잘생겨야 혀? 여자여 남자여? 공모는 남자이름 아닝감?” 민준이가 진정성 이슈같이 꼭 필요한 말을 하기는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지나치게 이상적인 경향이 있다. 진정성 같은 이슈가 나오면 이전의 작업과 현재의 작업 그리고 미래의 작업에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발전되는 관념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 될 것을 굳이 윤리까지 따지고 드니 말이다.

“제 입장은 어떤 사람의 인성이나 작품세계를 거짓으로 설정한다는 전제부터 기본적으로는 진정성에 위배되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워낙 한공모라는 인물자체가 가상의 인물이니 무대 뒤에서 분장하듯이 인물의 이미지를 설정을 한다 해도 예외이긴 합니다.” “안그래도 제도비평이면 머리가 아픈 주젠데 좀 명료한 사람으로 설정하는 게 맞아, 그래야 경쟁력도 높아지겠지. 개념이 너무 심하게 간단해서 유연성도 없으면 안되겠지만 반대로 미스테리한 작가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설사, 그러더라도 꼭 그래야 되는 이유의 앞뒤 아구는 딱딱 맞아야 해. 그래야 설득력이 있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꿈꾸는 듯한 미사여구만 늘어 놓는다고 멋있다 할 사람이 요즘 세상에 몇이나 있겠어?” “유명한 비평가 류준상 선생님 같은 분이 글을 쪼깨 잘 써준다면야 누가 뭐라거쓰. 거시기가 바로 인정게임서 이기는 거잉께….” “단토의 예술계3의 이론을 이야기 하시는군요. 예술계, 아트월드를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예술도 사회 시스템과 같아서 현대미술의 담론에서 벗어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작업 혹은 주제는 이슈로 인정도 못 받기가 십상인 것이 예술계의 생리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 내야 하는 제도비평의 이슈가 한국미술계의 담론을 주도하는 분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커다란 관건이라는 거겠지요.” “그니까아. 요즘 시대에는 고유한 정체성이 아니라 시장에 맞춘 브랜딩이 중요해 브랜딩이. 거기다 프로모션도 잘해야지. 이게 다 마케팅하고 똑같은 거야. 우리가 할 제도비평이 현대미술의 담론의 큰 이슈중의 하나니까 일단 작품세계의 키워드는 적당히 해결된 셈이야. 그럼 이제 이미지…” 그런데 이 때 남희가 큰소리로 인사를 하면서 들어 온다.

“여러분 안녀엉? 잘 지냈어요? 민준씨랑, 철주씨랑, 영주랑 … 그리고 어, 누구….아아아악!!!!!!!! 진서야!!!!!! 이게 누구야! 네 얼굴이 왜 그래!” 한 동안 침묵이 흐른다. 예의 바른 다른 친구들은 이미 예쁘다고 감탄사를 연발했건만 삐딱한 돌직구 밖에 모르는 남희가 이런 반응을 할 줄은 이미 알고 있었다. 목소리라도 좀 낮추지. 기집애. 중국집이 다 떠나가도록, 씨이~. “왜, 성형수술 한 게 안 예쁘게 나왔어?” “저는요 아주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외모가 중요한 시댄데 뭘 그거 갖고 그러세요? 쿨해야지” 그게 현실이야… 이 화상아. 지가 날 먹여살릴거야 뭐야? 내가 예뻐져서 사람들이 좋아하면 계획에도 도움이 될 텐데.“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카지 안여, 내는 진서으 용기가 겁나게 부러버 부러.” “예쁘기는 하지…. 안 그래도 예쁜 애가 했으니 뭐 더 하지…. 그치만 너는 순수한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미소년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청담동의 누구 같기도 하긴 한데 말야. 진서인데 진서도 아니고 거 참. 그럼 너 혹시 살 뺀 것도 수술로 뺐니?” “……” 일단은 그만하라는 의미로 눈만 흘기기로 했다. “자, 자 다들 바쁘니까 회의로 돌아 가기로 하지요” “내 시방 한가혀” “나도 안바빠!” “어쨌그나 먼저, 이름을 한공모라고 박꼬, 아야 그렁께 여자여 남자여~!” “아잇, 짜증내지마요. 나 아직도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구 있단 말야. 너 참 돈두 많다. 그 돈 벌려면 너의 부모님이 용선각에서 고기를 몇 근을 팔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돈지랄이야! 너 지금 잘나가는 이미지로 변신하는 인간개조 프로젝트 중인 거니?” 얼씨구? 그래 이게 내가 생각하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인물 한공모의 모습이야. 니가 지금 질투하는가 본데 이번 만은 참아주지만 이 프로젝트가 뜨고 내가 프로젝트의 얼굴 마담이 되면 나중엔 후회할 껄~ 라고 생각만 한 다음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음 말을 잇기로 했다. “흠, 으흠!… 중성인 것도 괜찮아. 성별로 대우가 달라지는 것도 제도인데 뭘. 남자이거나 여자인 게 뭐 중요하나? 누가 성별로 차별대우 받은 적은 없어?” 영주가 한마디 거든다. “언니 내가 지난번 레지던시에 있을 때 일인데요. 거기 젊은 남자 작가들이 어시 큐레이터한테 아양을 떨더라구요? 처음엔 왜 저러나, 그리고 뭐 잘 알지도 못하는 애기한테 영양가 없는 짓한다 싶었는데, 글쎄 한 달 뒤에 전시에 포함되어있는 거에요. 그 전시가 뭐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 사례비를 조금이라도 벌었을 것이고 다른 전시기획자가 걔네들 작업을 봤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참 찝찝했어요”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여자가 많기는하지.” “흑, 흑” 민준이는 우리가 작당을 하고 모임을 가진지가 벌써 몇 달인데 아직도 맘 놓고 웃지를 못한다. 소심한 걸까? 아니면 교양인 걸까? 웃는 게 우는 것처럼 들린다. “양복만 입고 다녔던 길버트와 조지도 프로페셔널한 예술인이 갖추어야 하는 덕목을 말했었습니다. 언제나 스마트한 복장에 단정하고, 긴장해 있지 않으며 사교성 있고, 정중하며 언제나 상황 판단이 빨라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답니다.” “그렇제! 그거이 정치력이여.” “그게 전시 오프닝을 돌아다니며 네트워킹하는 비즈니스맨/비즈니스우먼도 해야 한다는 건데 우리가 익명이면 큰일이다! 우리 중 누구 하나가 어시인 척 하자. 있어보이게. 그리고 지금 유명한 누구 누구랑 미팅 중이어서 전화를 못받으니 나랑 이야기 해야 한다고 그러는 거야.” “스타작가는 실제로도 그렇겠지요?”

우리의 이야기는 대충 제도비평작업을 쭈욱 진행해온 비즈니스에 능숙하고 밀당을 잘해서 자기 프로모션을 할 줄하는 중성적인 여자나 남자작가로 유명 미술계 인사와 미팅이 줄지어 잡힌 인물로 결정되었다. 지친 우리는 지원서의 내용은 다음에 결정하기로 하였고 전시를 못 본 남희와 나는 발길을 DRAWING로 다시 돌렸다. 키가 훤칠하고 어깨가 떡 벌어진 남자 한 명이 카페에서 경쾌하게 걸어나온다. 똑바른 걸음걸이가 참 당당하다. “진서씨?” 앗, 강홍구 작가닷. “우리가 올해 인연이 있나봐요, 여기서 또 만나네?” 인연은 무슨, 내가 여기 근처에 죽치고 사니까 그렇지. “근데 좀 변했어요. 정말 더 예뻐졌네요… 뭔가가 달라졌는데… 아…아, 진서씨. 왜 그랬어요……. 난 이전에도 진서씨가 정말 예쁘다고 생갔했었는데. 아니다 뭔가 묘한 매력이 더해졌는데요? 무표정한 게 더 잘어울릴 것 같다. ㅋ” 그렇게 티가 나나? 시각예술가라서 잘보는구나. 말을 돌려야 한다. 다행히 남희가 한마디 한다. “강홍구 작가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신남희라고 합니다. 지난번 작가와의 대화에도 가서 질문도 했었는데, 기억하세요?” “안녕하세요? ” “진서랑 잘 아시나봐요? 우리 차 한잔 해요” 아니 이것이 왜 꼬랑지를 치고 난리야! “난 <미쟝센> 전시 오프닝 때문에 리움에 가는 길이라 좀 어렵겠는데요? 진서씬 오늘 오프닝에 안가요? 나는 연두랑 양푸동이 전시에 참여하는데다 이준 부관장님도 한번 보자고도 하시고 해서 오프닝에 가야해요.” “VIP를 위한 프레 오프닝이죠? 저도 가야 하는데, 깜박하고 초대장을 안가져 오는 바람에…..” 초대장은 무슨. 나도 그런거 받고 지내고 싶다. “내가 초대장이 있으니 상관없겠지요.” “저도 데려가세요오! 에잇, 아니에요. 오늘은 옷차림이 좀… 다음에 만나면 차나 한잔 사주세요.” “진서씨, 날씨도 좋구한데 산책도 할겸 리움까지 같이 걸어가죠? 전철로 한 정거장 밖에 안돼잖아요.” “네, 좋아요.” 이렇게 남희를 버리고 우리는 리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여기 단골인가봐요?” “네, 그렇기도하고 내년에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게 있는데 공모에 내보려구요. 여기서 하는 작업은 잘돼 가세요?” “일이야 그냥 진행되는거죠.” “산에 대한 걸로 기억해요.” “서울의 산은 재미있어요. 등산을 좋아하다 보니까 서울의 산은 안가본 데가 없는데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서울 시가를 내려다 보면 생각할게 참 많이 떠올라요. 그렇게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되요. 내가 자란 곳이 시골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인간관계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는 게 측은하게 느껴지는 풍경들이에요.” “저는 선생님이 요즘에는 색채에 더 관심이 많으신 줄 알았어요.” 그가 멈춰선다. “나는 …… 인간에게 …… 관심이 더 많아요.” 그리고는 나를 빤히, 오랫동안 쳐다본다…… 히힛……

(다음 호에 계속)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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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도비평. 1960년대 시작된 개념미술의 한 부류. 화이트 큐브라는 전시장의 건축적 조건 안에 놓여진 예술작품을 상징기호로 읽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과 같은 예술제도 안에서 오브제가 예술작품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해체해서 전면에 드러내었던 미술사조. 요즘은 신자유주의와의 관계를 다루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2. ‘한 공모’라는 이름은 2012년 인사미술공간에서 소개된 <한선정 개인전, 책상 위의 한선정 작가는 결국…>프로젝트의 작가가 9명의 이력을 한데 모아 탄생한 가상의 인물이라는 아이디어를 그대로 모방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 <한선정 일정표>(http://www.hansunjung.com/p/2012.html)의 기본 컨셉이 이번 호에 반영 되었습니다. 한선정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3 아서단토, <예술의 종말>, <예술의 종말 이후> 등의 저서로 유명한 예술평론가이자 분석철학자. 아트월드(Art-World, 예술계)는 그가 앤디 와홀 이후의 예술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시한 개념.

 

제 3화 –2013년 9월 2일자 기록 (위기부분)

그들의 다이내믹
여기 적는 이야기는 30대 중후반의 나와 나의 동료들이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는 전시장/카페를 무대로 계획한 한국미술계 재진입 플랜의 이모저모를 남기는 현재 진행형의 기록이다. 지금까지의 회의 내용은 팀 전원의 이력을 짬뽕해서 완벽한 스펙을 갖춘 가상의 작가, ‘한공모’를 내세워 테이크아웃드로잉에 응모하기로 했고 한공모의 정체성을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가를 토론하다가 대충 제도비평 작업을 쭈욱 진행해 온 너무 여자 티내는 사람도 아니고 너무 마초도 아닌 중성적인 작가인데 스마트하고 비즈니스에 능숙해서 자기 프로모션도 할 줄 아는, 소위 밀당을 잘해서 미술계 유명인사와 미팅이 줄지어 잡힌 곧 뜨게 될 것 같은 냄새를 물씬 풍기도록 행세하기로 결정되었다.

“이제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지? 브랜딩이라는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얘기인데 어떤 작업 사진을 포트 폴리오에 넣을까?”
“우덜 이전 작품을 넣을까?”
“포트폴리오가 중구난방이 될텐데 딴 작업을 해오다가 이번 프로젝트만 뜬금없이 제도비평 프로젝트를 넣으면 우스워 보이지 않아? 치밀해야지 장난하는 것두 아니구.”
“우리가 하겠다는 작업 말고도 이전 작업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거구나. 작품을 몇 개 만들어서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은데 올 봄에 플라토에서 개인전을 열은 김홍석 작가도 제도비평 작업하는 거지?”
“그 작가는 왜요?”
“베끼게”
“패로디라 그랴”
“플라토에서 그리고 그 전에는 국제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어요, 누나.”
이 자식은 사회성이 떨어져 다른 애들한테는 말도 안걸면서 왜 나한테만 누나, 누나하구 그러지? 공부하는 머리밖에 없어서 애인으론 영양가도 없는게….
“그 중에 불구의 남자를 조각한 것과 그것을 다시 페인팅으로 그린 작업이 생각납니다. 정확히는 생각나지는 않습니다만 브러쉬 스트로크를 고전주의 스타일로 해서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전형을 찾으려 했던 고대 고전주의의 관념과 불구라는 소재를 충돌하는 언캐니 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그치!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하자구 그럴려구 얘기를 꺼낸 거야. 어때? 포트폴리오에 깨진 도자기, 벌레 먹은 과일, 할머니의 신체 뭐 그런 거를 정말 고전적 스타일로 예쁘게 그려서 포트폴리오에 넣자. 마찬가지로 조각품도 만드는 거야 페인팅하는 철주 오빠랑 조각하는 남희가 그걸 하면 어때? 더도 말고 두 개씩 맡아서 네 개 정도만. 사진용으루.”
“언니, 나는 정말 바쁜 한공모씨의 일정을 비디오나 사운드 아트로 만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작품 이야기가 나오니 다들 자기는 뭐하겠다, 뭐 할 수 있다며 흥분해서 떠들기 시작한다. 자기 작품이었으면 골머리를 썩었을 텐데. 작가부터가 이미 법칙에 따른 가상의 것이다보니 작품도 법칙에 대입해서 술술 나온다. 게다가 작가들에게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란 그 작품이 비록 남의 작품의 변주라 하더라도 중독적이다. 그것이 실현이라는 단어와 가까와지는 과정이어서일까? 아니면 손에 닿는 감촉때문일까?
“조소 작업하는 거 돈 많이 드는데…”
“얼마 들지 모르니까 일단 만들어 놓고 비용을 나중에 나누는 걸로 할까?”
“야, 나 돈 없어! 돈이 얼마들지 왜 몰라? 우리가 초짜냐? 아주 작게 만들면 사진찍을 작품 하나에 백만원 좀 안들 거야. 몸이 근질근질 했는데 잘됬다. 돈 먼저 걷자!”
“얼마씩 걷어야 할까요? 공모에 뽑히게 되면 작품제작 비는 얼마나 주겠데요? 거기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영주는 또 돈 타령이다. 집안 사정이 우리들 중에서는 제일 안좋은데다가 소심해서일까? 의심은 더 많은 거? 조심해야겠다.
“어차피 안될 수도 있는 걸 마진 맞춰 납품하능 것도 아닌디 그랴서 되는겨? 우리도 이제 공금을 걷었야겠재? 지금까지는 공부허구 계획 세우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금전적인 투자도 해야 한다니께 뭔가 일이 벌어지는 구나 싶구먼”
“형이 하시는 말씀 공감합니다. 재료비 말고도 공모 지원서 쓰고, 모임하고 하는데 드는 비용도 정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술품 창작 과정에 산업분야의 생산공정을 도입했던 개념미술이 등장한 이래 예술창작의 내용과 생산방법 또한 경제 시스템과 비슷해져 갔습니다. 뷰클로가 행정의 미학이란 말을 쓴 것도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창작 과정과 행정적인 관리 모드의 유사성으로 해서 그 과정이 내포하는 잠재성을 우리마저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저.. 제 작업은 돈이 거의 안드는데. 남희 언니랑 철주 오빠 작업하는 데에 제가 돈을 내야하나요?”
“영주씨, 글쓰는 일이나 회계, 관리 작업 같은 건 진서 누나랑 내가 다 떠맡다 시피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불평하는 거 보셨습니까?” 다들 글발이 딸리는 터라, 기획서 쓰는 일은 스터디를 주도해 온 민준이가 하겠 거니라고 이미 암묵적인 결정은 내려져있었다. 이전에 떨어진 공모 지원서를 쓸 때, 비용은 커녕회의의 결과를 타이핑하는 것 정도로 밖에 인정을 안해준다고, 떨어진 걸 자기탓으로 돌린다고 억울해 하더니 그 얘기를 하는 것 같다.
“그게 돈드는 일은 아닌데?”
남희도 더는 못참겠다는 듯이, “뭐야? 이게 내 작업이란말야, 뭐야!”
으이구, 남희 저거 또 성질부터 낸다.
“니들 시방 뭐하능겨. 이게 내 작업이여? 우리 작업이쟤! 이번 일은 정말 성공해야여, 이나이에 변신이 쉬운줄 알어? 일단 하기로 한거 공모에 당락을 떠나서 끝까정 해봐야 쓰것지 않겄냐. 우리 인연이 한 두해 된것도 아닌디 어찌코롬 벌써 부터 티격태격하는겨.”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 의 정의를 내리는 것두 제도비평 작업이 되는 거 맞나?”
“그걸 언제, 누가 다해 ”
“아닙니다, 진서누나의 생각이 참 좋은데요. 제도가 이야기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자와 사회 혹은 증권가가 인정하는 예술작품에 대한 통계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 양쪽을 비교하는 것이야 말로 부르디외, 단토, 혹은 디키가 말하는 예술계가 가시화되는 방법일겁니다. 누나, 어머님이 S은행의 예술품 펀드에 계좌 열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어쩌면 그 통계자료를 손에 넣는게 아주 불가능하지 않을 수 도 있겠어요.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게 너무 방대해서 현실적이지 못하다면 미술잡지를 뒤져서 한국 유명 평론가로부터 극찬 받은 작품의 특징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그 특징에 따라 오브제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 우리의 브레인 민준이가 다르구나. 어떤 아이디어도 스마트한 개념으로 바꿔주다니” 남희가 감탄한다.
“거기다 그런 평론가 어르신들과 인터뷰를 혀서 네트워킹까정 혀면 워뗘?”
그리곤 자기도 맘에 드는지 입이 귀에 걸린다. “그랴 그랴, 내능 시방 이게 좋은 생각인 거 같은디?”
“저도 그 인터뷰에 따라가서 비디오 만들고 싶어요.”
“여기 당선되면 하게 될 작품계획은 또 어떻게 하지? 대박을 터뜨릴만한 작업 플랜이 3개정도는 있어서 시간차로 발표해야 2-3년동안은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말야. 그리고 그 2-3년동안 다음 작품시리즈를 대비해 연구조사를 하고 말야.”
“이게 그렇게 오래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어요?”
웁스. 일단 너희들이 어떻게 분업을 해나가는지를 좀 보구. 팀으로 잘나갈 수 있다면 왜 굳이 그룹을 깰 필요가 없지. 같이 공부한 덕분에 트렌디하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긴한데 그게 먹히는지 아직은 모르겠고 일하는 게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너희들이 곧 귀찮아지게 될 거 아냐. 언젠가는 한사람만 살아 남을 텐데 문제는 그게 언제인가겠지.
“오랫동안 못할 것도 없지! 영주 너는 무슨 말을 그따위로 하냐? 같이 일을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다행이다. 남희가 작품 만든다고 업된 흥이 아직 안가라 앉았구나.

이렇게 해서 드디어 테이크아웃드로잉에 지원서를 제출하러 가는 날이다. 철주오빠랑 남희는 작품만든다 사진찍는다 법썩을 떠느라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나가 떨어졌고 민준이도 나랑 같이 계획서 쓴다고 밤을 새고는 기운이 다 빠져서 소파 위에 널부러져 참을 청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 영주만 아침부터 스튜디오로 찾아와서 화일 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언니랑, 민준이랑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지원서를 이멜로 보내거나 웹하드에 올리지 않는다니 의외네요. 이태원은 제가 같이 가드릴까요?”
“한공모가 그룹이 아니라 개인이어야 하는데 누구 한 명만 가야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한공모를 대신해서 왔다고 하지뭐. 게다가 강홍구작가가 테이크아웃드로잉이랑 친하대. 그분한테 같이 가자고 해 놨어. 그러니 이번엔 내가 심부름하는 걸로 하자.” 그 사람을 데리고 가서 좋게 이야기 해달라고 하면 공모에 도움이 되겠지.
영주는 지난번 마주친 이후로 나랑 강홍구 작가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굳이 같이 따라 나선다고 억지부리기는 좀 구차하다고 느끼는 듯하다.
“ 다음엔 제가 가서 한공모라고 하고 소개하는 거 맞죠? 언니가 한공모 인줄 알면 어떻게 해?” 그랬다. 기집애.

희박한 이름
옷은 정장 느낌이 나는 캐주얼로, 백은 명품을 끼고 가기로 했다. ‘이제는 한공모처럼 행세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강홍구 작가는 좀 늦는다고 했다. 이태원 테이크아웃드로잉으로 들어가니 <<희박한 이름>>이라는 커다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윤인선이라는 회화 작가와 이장욱이라는 시인이 협업을 했다고 쓰여있다. 벽에는 촛점이 흐려진 정물화와 풍경화와 함께 시의 일부로 보이는 문구들이 붙어있었다. 협업이라고 하기엔 병치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스위치>라는 시가 뇌리에 남는다.

무의미와 의미
무의미의 의미
의미의 무의미

그리고 누군가 스위치를 올렸다.
불현듯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이해하였다.

누군가가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그림 속에 보여지는 사물들에 부여되는 존재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스위치를 올리는 바로 그 인간의 자유의지는 어느 선까지 허용되는 걸까? 사무실로 보이는 한 쪽 구석에는 현숙이라는 사람이 우아한 자태로 책을 읽고 있다. 진서가 스태프가 없나 하고 기웃거리자 현숙도 주변을 같이 돌아 보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자 천천히 일어서서는 미소를 머금고 내게 묻는다.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셨어요? 레지던시 지원서 내러 왔습니다”
나를 아래 위로 훑어보는 것 같다. 그러더니
“저 혹시 저번에 리움에서 강홍구 작가랑 같이 인사했던 분 아니세요? 민서씨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어… 민서가 아니라…채진서입니다. 기억해 주시는군요?”
앗차! 한공모!
“레지던시에 관심 있으셨구나아. 강홍구 선생님께서 예뻐하시는 후배 작가신 것 같던데 환영합니다. 기대되는데요? 여기 앉으세요. 우리 차라도 한잔하면서 작품얘기 나눌까요? 어떤 작업하시는지도 궁금했는데 제대로 알게 되겠군요. 지원서 보여주시겠어요?”
일단 건네준다.
“음, 골드 스미스 나오셨군요. 요즘엔 미국보다 영국으로 유학을 더 많이 가더군요. 신진작가 프로그램엔 모조리 당선되셨었네요? 어, 손재에서도 전시를 하셨어요? 김현정 선생도 잘 아시겠네요.”
“다행히 주제가 맞아서 현정 언니가 도움을 주실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몰라봤군요! 포트 폴리오만 봐서는 딱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이상하다. 2011년 SEMA 전시는 나도 가봤었는데… 이런 작업 없었던 것 같은데… 3층에 있던 작업이 전시공간에 대한 것 같긴 해요. 2012년에도 선정되셨어요? 가능한가요? 이거 가짜 아니죠? 하하하. 농담이구요….”
제길, 그러게 두 개 중 하나만 넣자고 좀더 강력하게 우길껄.
“아 이런 작업 하시는 분이었구나아. 제도비평이라. 작업노트는 정말 난해한데요? 연구를 정말 많이 하셨다는 게 느껴져요. 저희도 미술관에 대해서 문제점을 깨닫고 있었어요. 미술관의 역할이 달라지는 현재에 있어서 제도비평은 연구해 볼만한 데가 많은 주제입니다. 이 테이크아웃드로잉도 <접는 미술관>이라는 2000년대 중반에 시작된 프로젝트의 연장선이에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어? 한공모? 이름이 왜 달라요? 진서라는 이름을 바꾸시게요? 진서라는 이름이 참 예쁜데. 아님 예명을 따로 두시게요? 공모? 킥킥킥”
계획서와 아구를 맞추느라 고민하고 또 고민한 이름인데 정작 다른 사람에 의해서 한공모라고 발음되는 순간에 확 깨는 건 이 이름이 계획에 비해 너무 촌스럽다는 거다.
“그렇죠? 한사람의 경력이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하죠? 그래도 다 저의 경력이에요. 2011과 2012년에도 제가 이름이 달랐었어요. 그래서 미술관에서도 넘어가 주셨어요. 게다가 제가 경력에 비해 인지도가 없다는 것이 제도란 정말로 작동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갖게 된 계기에요. 그런 만큼 예술제도와 관련된 이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전등의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한공모라는 실체에 전원이 들어온다. 그리고 누군가 이름을 소리내어 말을 하는 순간, 그 순간부터 실존의 게임은 시작된다. 현숙이라는 사람이 아직도 말없이 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뭔가 대답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대답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한없이 흘러가는 동안 이전의 나라는 사람의 의미는 점점 더 희박해져간다. 아니 희박해질 무언가가 있기라도 했었을까? 나를 누가 작가라고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었나? 누군가가 기억한다 한들 그가 나를 완전히 이해한다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나 한가? 진서. 지금 진행되는 전시 마따나 희박한 이름이다. 나를 없애는 것은 너무 쉬워. 나는 이미 내 얼굴을 지웠는데. 그렇지만 이 순간에도 의미만 가진 한공모와 지나온 세월이라는 실존만 가진 진서라는 인간의 무의미함 사이에서 나는 깜박이는 전등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희박한 이름에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것은 적어도 성공의 잠재태인 한공모라는 여성의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서에 대한 혁명이고 혁명은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그리고 한공모라는 예술적 의미체계가 진서라는 실제의 살과 피를 가진 주체를 거절할 때서야 비로소 의미를 발휘하게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어둠 속에 희박했던 진서는 사라지자 불 켜진 방안의 물건들이 또렷해지는 것처럼 한공모의 존재가 상대적으로 또렸해진다.
“이름을 익명이라고 할까 한공모라고 할까 고민 좀 했죠. 제가 하려는 아름다움의 이상적인 조건과 예술시스템에 내재하는 성공의 조건을 비교한다는 게 이전 작업과는 노선을 달리하는 셈이 되어서요. 인지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소비자라는 대명사로 희박해지는 감각의 주체의 이름들을 생각하면 익명이 좀더 맥락에 맞거나 좀더 아카데믹할 법도하지만 너무 이론적으로 치우치게 되면 활동하는데 수월함은 떨어지죠.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뭔 말이야. 민준이가 하는 말 좀 더 잘 외워둘 껄…

그 둘의 다이내믹
이 때 “현숙씨, 잘 있었어요?”라고 인사를 하며 강홍구가 들어온다. 그리곤 예뻐 죽겠다는 듯이 진서의 어깨를 끌어 안으며
“두 분 미팅 잘 하고 계시는 군요. 진서씨 참 좋은 작가에요. 잘 봐줘요.”
현숙은 나를 안고 있는 그의 손을 잠깐 쳐다 봤을 뿐 별 말을 않는다. 겉 보기에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눈에 띌텐데 뭐라고 생각할지 궁금하지만 얼굴표정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어머머 작가님 오시니까 진서씨 얼굴이 완전히 홍당무가 되네요? 강홍구 작가님, 안그래도 지원서가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 중이었어요. 다음 번 레지던시에 참가하는 킴킴갤러리도 화랑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또 다른 작가도 내년에 같이 큐레이팅이라는 주제를 다룰 예정인데 잘됐어요. 그러면 세 개가 아주 잘 맞는 세트가 되겠는데요? 여기에 맞춰서 프로그램 하나만 더 만들자고 대표님에게 이야기하면 내년이 다 해결될 듯해요. 음…진서씨…음… (뭔가 결정했다는 듯이) 좋아요. 이변이 없는 한 우리 내년에 같이 동행하는데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최종결과는 며칠 내로 알려드릴께요. 그렇다 하더라도 세부계획이랑 진행 절차는 내년 초에나 시작될 거에요”
“내가 생각하기에도 진서씨가 무진장 멋있어, 하하”
강홍구 작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미술계에 대한 우리 팀의 판단이 맞아서였을까? 그렇다면 내가 이 사람이랑 만나는 게 손해는 아닐까? 강홍구 작가가 강도가 더 센 애정표현을 하기 전에 어서 여기를 떠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손을 내밀며 이렇게 이야기 한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기획안을 좀더 다듬고 세부를 결정해서 다음에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나오는 둘의 발걸음이 가볍다.
“현숙씨도 현숙씨지만 대표랑 나랑 잘 알거든, 진서에게도 잘해 줄테니까 걱정하지마”
내 생각을 눈치챈 걸까 아님 공을 자기한테로 돌리려는 것일까?
“고마워요 선생님. 이제 우리 뭐할까요? 혹시 약속 있어요? 우리 기분도 좋은데 술 한잔 하거나 아님 밥먹고 영화보고 그럴까요?”
“우리 공주님이 놀러가자는데 약속이 있어도 없는 거지!”
또 얼굴이 새빨개진다. 이건 뭐지?
“난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문을 나서는 이 순간이 좋아. 게다가 오늘같이 황혼이 지기 직전에 노오란 햇볕을 가득 받게 되는 날씨면 더해. 진서를 만난 날도 그랬거든. 빛이 났었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줄 알았어.”
흠… 왕부담.
(다음 호에 계속)

note.___________
1. 희박한 이름. 테이크아웃드로잉의 7~8월 레지던시 프로제트의 제목. 이번 에피소드는 윤인선, 이장욱 님의 전시와 글에서 발견한 문구, 그리고 그에 대한 저의 해석을 내용에 담았습니다.
2. 언캐니. 심리학 용어. 엽기적인 느낌과 가장 비슷하다. 바라보는 대상이 친숙하지만 낯섦을 자아내게하는 요소가 함께 발견되서 실재도 비현실도 아닌 기괴함에 가까운 느낌. 예를 들어 유명 배우의 석고 데드-마스크를 바라본다고 치자. 배우의 솜털구멍 하나하나까지 실물 그대로 보여주지만 단색의 석고상은 그것이 그 배우가 아님을 증명한다고나 할까?
3. 한선정 일정표라는 한선정 작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www.hansunjung.com
4. Vitaly Komar and Alex Melamid의 예술작업에서 가져왔습니다. awp.diaart.org/km/intro.html
5. Benjamin H. D. Buchloh. “Conceptual Art 1962-1969: From the Aesthetic of Administration to the Critique of Institutions,” October, Vol. 55, (Winter, 1990), pp. 105-143 참조.
6. 서울 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신진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

Drawing 2013신현진연재-소설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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