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43
윤인선, 이장욱
희박한 이름
Julie Insun Youn, Lee Jangwook
Fleeting Names
전시기간: 2013. 8.16- 9.10
전시장소: 테이크아웃드로잉 한남동
NOW RESIDENCY
DRAWING 43. 희박한 이름
주제: 희박한 이름
“희박한 이름”은 일상의 진부함에 묻혀있던 사물들을 재호명하여 새로운 맥락으로 전이시키는 두 작가의 만남입니다.
이는 회화(윤인선)와 시(이장욱) 텍스트의 협업 프로젝트로서, 세계와 사물, 그리고 인간을 낯설게 바라보는 두 작가의 시선과 그 시선 끝에서 현현하는 대상들, 그리고 이를 호명하는 두 장르의 이질적 방식을 독특한 콜라주의 형태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회화와 시의 독립된 텍스트들이 유연하게 연동하면서 새로운 빈 공간, 의미의 공터들을 발생시키기를 희망합니다. 이 전시에 오신 분들은 이미지의 관람자이자 시의 독자이지만, 둘 사이의 빈 공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안하는 제3의 작가가 될 것입니다.
윤인선 (회화)
홍익대와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2007년 개인전 <외출의 의무>, <하품> 으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2010년 에 참여하였다. 유학시절 일상에 중첩되는 비일상의 시선에 깊이 침잠하면서 , , 를 연이어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Overture Center for the Arts (Madison, WI)의 2011년 작가로 선정되어 Bobbette Rose와 함께 을 연 바 있다. 현재 회화에 종사하는 자로서 행복하게 사는 길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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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시)
1994년에 <현대문학>에 시로, 2005년에 <문학수첩작가상>을 받으며 소설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이 있고, 장편소설로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이, 소설집으로 <고백의 제왕>이 있다. 그 외에 평론집으로 러시아의 시인과 미학이론을 다룬 <혁명과 모더니즘> 및 2000년대 한국시들을 다룬 <나의 우울한 모던보이>를 상자한 바 있다. 현재 광주에 체류 중이다.
윤인선x이장욱_<사물들의 생년월일> 중
이전과 이후가 달랐다.
밤의 수평선 쪽에서 해일이 몰려왔다.
바로 그 순간
생일이 찾아오고,
죽어가는 노인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연인들은 처음으로 입을 맞추고,
케이크를 자르듯이 수평선을 잘랐다.
자동차의 절반이 절벽 밖으로 빠져 나온 채
바퀴가 헛돌았다.
윤인선x이장욱_<사물들의 생년월일> 중
모든 것이 서로를 예외로 만드는 순간에
금방 태어난 표정.
장화 신은 고양이가
갸웃거리는 표정.
윤인선x이장욱_<전선들> 중
우리는 완고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는 서로 통한다
전봇대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배선공이
어디론가 신호를 보낸다
너와 단절되고 싶어
네가 그리워
윤인선x이장욱_<조금 덜 존재하는 세 개의 밤>
윤인선x이장욱_손글씨 작업
당신의 취미는 어제와 다르고
당신의 비 내리는 서해는 그제와 다르고
당신의 아침은 신비로워
당신의 신앙과
당신의 주말 드라마와
당신의 외로운 잠이 모두
(「정확한 질문」, <정오의 희망곡>)
윤인선x이장욱_<스위치> 중
무의미와 의미
무의미의 의미
의미의 무의미,
그리고 누군가 스위치를 올렸다.
불현듯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이해하였다.
*** 윤인선+이작욱 작가의 레지던시 여정은 홈페이지 Cafe Residenc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